사회

‘메트로폴리스보다 뜨거웠다’—도봉구청장이 슈퍼맨 복장으로 등장하자 340m 거리가 난리 난 이유

시사의창 2025. 5. 4. 14:44


어린이날 앞두고 열린 도봉구 가족축제, 오언석 구청장 직접 뛰며 랜덤플레이댄스·브레이킹 클래스까지 총출동

“진짜 슈퍼맨이 나타났다!” 5월 첫 주말, 서울 도봉구청 앞 마들로가 한순간 놀이동산으로 변했다. 어린이날(5월 5일) 제정 102주년을 코앞에 둔 3일, 오언석 도봉구청장은 빨간 망토와 파란 전신수트를 갖춰 입고 거리를 활보했다. 방학1동 래미안아파트까지 이어지는 340m 구간을 아이, 부모, 그리고 ‘슈퍼맨’이 뒤섞여 웃음으로 가득 채운 장면은 마치 주말 히어로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놀이·체험 부스 30여 개는 빈틈없이 몰려든 가족들의 시간감각을 지워버렸다. 전통 팽이와 딱지·땅따먹기를 해보던 복고놀이 구역 옆에서는 꼬마 ‘디자이너’들이 손끝으로 에코백을 꾸미고, 목공 부스에서는 나무 냄새가 가득한 ‘나만의 연필꽂이’가 탄생했다. 음악이 터지자 즉석 ‘랜덤플레이댄스’가 벌어졌고, 도봉구 브레이킹 실업팀은 올림픽 정식종목이 된 브레이킹 기술을 알려주는 원데이 클래스로 흥을 끌어올렸다. 국무총리실 조사에 따르면 국내 어린이날 관련 지역 축제는 올해만 600여 곳이지만, 지자체장이 슈퍼맨으로 직접 뛰어든 사례는 도봉구가 손꼽힌다.

오언석 구청장은 행사 내내 포즈 요청, 하이파이브, ‘슈퍼맨 점프’ 사진 촬영을 쉴새 없이 소화했다. 그는 짧은 인터뷰에서 “아이들의 웃음은 지역의 내일을 비추는 거울”이라며 “웃음이 끊기지 않는 도시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1923년 방정환 선생이 어린이날을 처음 제안하며 언급했던 “어린이를 내려다보지 말고 올려다보라”는 구절이 현실에서 구현된 순간이었다.

행사는 안전요원 150여 명이 배치돼 사고 없이 마무리됐다. 대기질 측정 부스와 분리수거 존을 찾아온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환경 교육을 체험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아이 하나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이날 도봉구 전체가 거대한 보호막이 되어 미래 세대의 하루를 지켜냈다.

지역 주민 김현정 씨(34)는 “코로나19 이후 가족 축제가 이렇게 활기찬 건 처음 본다”며 “아이에게 ‘구청장 슈퍼맨’ 이야기를 몇 년 뒤에도 들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장을 빠져나가는 어린이들의 목에는 나무 냄새가 배어 있고, 손엔 직접 만든 캔버스백이 달랑거렸다. 울려 퍼지던 노래가 잦아들었지만 “내년에도 슈퍼맨이 올까?”라는 아이들의 기대 섞인 질문이 길게 메아리로 남아 있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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