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반값 월세에 청년타운까지… 청년 순유출 버텨 낸 하동의 ‘주거 매직’

시사의창 2025. 6. 2. 10:05

 

옛 하동역 4,000㎡에 복합타운 2025년 9월 준공, 신혼·귀농 세대도 묶어 지방소멸 흐름을 거꾸로 돌린다

벚꽃 철마다 셀카 인파로 붐비던 하동 십리길에 요즘엔 ‘방 보러 왔다’는 20·30대가 줄을 잇는다.

2023년 시행된 ‘하동형 청년 주거비 지원사업’이 월세와 주택대출 이자를 절반까지 깎아 주면서 2025년 1분기까지 242명이 실질 부담을 회복했다. 접수부터 지급까지 30일 이내로 끝내는 간소화 덕에 만족도 조사에서 세 차례 연속 85점을 넘겼다.

하동군은 지원금만 뿌리고 멈추지 않았다. 폐선된 구 하동역 부지(4,026㎡)에 110억 원을 투입해 임대주택 45호, 공동육아나눔터, 장난감도서관, 갤러리카페가 한데 모인 ‘청년타운’을 짓는 중이다. 완공 예정은 2025년 9월로, 주거·일자리·문화·돌봄 동선을 한곳에 모아 “군 밖으로 나갈 이유 자체를 없앤다”는 전략이다.

결혼과 육아로 삶의 단계가 넘어가도 혜택이 끊기지 않는다. 혼인신고 7년 이내 세대에는 주택 구입·전세·월세 대출이자를 최대 연 300만 원, 3년간 지원해 신혼부부 1,600여 가구가 이미 혜택을 받았다. 임산부 염색체검사비, 산모·신생아 건강관리비 같은 보건·출산 패키지도 선택 옵션이 아닌 기본 옵션이다.

숫자 변화는 확실하다. 청년 순유출이 2020년 –959명에서 2023년 –312명으로 줄어들었고, 군 자체 분석으로는 ‘2024년 –339명’ 선까지 안정 구간에 진입했다. 귀농·귀촌 유입과 함께 청년 전입이 연 2,500명 안팎으로 꾸준히 유지되면서 빈집을 수리해 입주하는 사례가 마을마다 늘고 있다.

국가 지원도 동력을 더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영농 초기 소득이 불안정한 청년농에게 월 최대 110만 원을 3년간 지급하는 ‘영농정착지원금’을 운영 중이다. 사업 요건이 완화돼 농외근로 가능 시간까지 확대되면서 하동 귀농 청년도 혜택을 누린다. 5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5 지역활력타운 조성사업’ 최종 10곳에 하동이 포함돼 추가 국비를 확보했다.

현장 반응은 뜨겁다. 하동읍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배혁진(34)은 “월세가 반으로 준 덕에 대학원 등록금을 마련했다”고 말한다. 화개면에서 1인 카페를 운영하는 이지은(29)은 “주거비가 줄어 창업 초기 적자를 버텼다”며 웃는다. 하승철 군수는 “청년 주거는 공간 제공이 아니라 인생 설계”라고 강조한다. 당장의 집 한 칸이 돌아오는 봄벚꽃보다 오래 남는 ‘지방소멸 역주행’의 씨앗이라는 설명이다.

지방소멸을 거꾸로 돌리려면 멀리 돌아갈 필요가 없다. 월세 반값, 대출이자 절반, 생활·문화 인프라 한데 묶은 ‘하동형 모델’은 ‘청년이 떠나지 않는 시골’이 가능하다는 증거로 자리 잡고 있다.

원희경 기자 chang-m1@naver.com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

#하동군 #청년주거지원 #반값월세 #청년타운 #신혼부부대출이자 #영농정착지원금 #지방소멸대응

https://sisaissue.com/View.aspx?No=3664561

 

반값 월세에 청년타운까지… 청년 순유출 버텨 낸 하동의 ‘주거 매직’ - 시사의창

(청년타운 조감도)반값 월세에 청년타운까지… 청년 순유출 버텨 낸 하동의 ‘주거 매직’[시사의창=원희경 기자] 벚꽃 철마다 셀카 인파로 붐비던 하동 십리길에 요즘엔 ‘방 보러 왔다’는

sisaissu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