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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접대 의혹·안티페미 논란·보수표 분열…새 대표가 마주한 세 개의 지뢰

개혁신당이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 제2차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의원을 새 대표로 추대했다.

단독 출마한 그는 찬반투표에서 2만5,254표, 찬성률 98.22%라는 압도적 지지를 확인했다. 하지만 외형의 압도적 수치와는 달리, 그가 걸어온 길과 앞으로 마주할 지형은 결코 만만치 않다.

2013년 ‘새누리당 영입 1호’라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로 정치에 입문한 그는 2021년 36세 나이로 국민의힘 당대표에 올랐고, “보수 혁신”을 약속하며 청년층의 기대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2022년 성 접대 증거인멸 교사 의혹으로 당원권 6개월 정지라는 사상 초유의 현직 대표 징계를 받으며 추락했다. 당 윤리위가 “의혹 자체는 판단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윤리적 리더십’이 최대 장점이었던 젊은 대표에게 남긴 상처는 깊었다. 동시에 윤석열 정부와의 갈등, ‘윤핵관’ 비판, 가처분 소송 등 소모적 내전으로 보수 진영 피로감을 키웠다.

징계 후 탈당→창당으로 이어진 그의 선택도 순탄치 않았다. 2024년 1월 개혁신당 창당 당시 이낙연 전 총리와의 ‘깜짝 합당’은 11일 만에 파열음을 내며 흩어졌다. 당권·공천 주도권을 둘러싼 기 싸움이 빚은 결별이었다. ‘통합’보다 ‘내 주도권’에 무게를 둔 행보라는 비판이 제기됐고, 신당의 성장 동력은 출발선에서 꺾였다.

정책·의제 선택도 논란의 연속이다. 그는 젠더 이슈를 ‘전략 자산’으로 활용하며 20대 남성의 박수를 받았지만, 동시에 ‘안티페미 정치’의 대표 아이콘이 됐다. 여군 의무복무와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시기상조” 발언은 호응과 반발을 동시에 자극했다. 결과적으로 중도·여성·진보층은 물론 전통적 보수 장년층에서도 거부감이 증폭됐다.

민심의 온도는 여론조사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지난 5월 16일, 6·3 대선을 18일 앞두고 MBC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그의 지지율은 7%에 머물렀다. 이재명 47%, 김문수 30%와 비교하면 ‘제3후보’ 이상의 의미를 찾기 어려운 결과였다. 대선 이후에도 극적으로 반전된 흐름은 관측되지 않는다. 보수표 분산이 심화될 경우, 개혁신당은 원내 교두보 확보는커녕 ‘캐스팅보트’ 꿈도 접어야 한다. 더 큰 위험은 대선 패배 책임론이 개혁신당과 이 대표 본인에게 돌아올 가능성이다.

법적 리스크도 상존한다. 성 접대·증거인멸 혐의 수사 결과가 아직 결론나지 않았다. 기소 또는 추가 폭로가 현실화될 경우, ‘윤리적 흠결’ 프레임은 다시 당을 덮칠 수 있다.

조직 관리 역시 숙제다. 창당 1년 반 만에 치러진 최고위원 선거에는 7명이 출마했지만, 득표율 합산 방식으로 상위 3명(김성열·주이삭·김정철)만이 선출됐다. 경쟁률 자체는 낮지 않았으나, 나머지 네 후보는 모두 2%대 득표로 고배를 들었다. ‘스타 정치’에 기댄 수직 구조가 지속될 경우, 당내 견제 메커니즘 부재와 인재 풀 한계가 반복될 전망이다.

더 큰 그림에서, 이준석 체제는 보수 재편의 난제를 풀어야 한다. 윤석열 퇴진 이후 등장한 김문수 후보와의 ‘보수 양강’ 구도에서, 그는 합당·연대 시나리오 모두 “원칙 없는 통합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선거제 개편 없는 상황에서 군소정당이 생존하려면 지역 조직·재정 자립·광역단체장 교두보 등 현실적 기초가 필요하다. ‘개혁’ 브랜드만으로는 길어진 경기 침체, 구조적 세대 갈등, 안보 불확실성 시대에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결국 98% 찬성률은 ‘탄탄한 지지’라기보다 ‘아직 남은 기대치’의 방증이다. 성 접대 의혹, 젠더 갈라치기, 보수 표 분산이라는 세 개의 지뢰를 해소하지 못한다면, 그의 개혁 실험은 역설적으로 보수 진영의 장기분열을 고착화하는 부메랑이 될 가능성이 크다. 대선까지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갈 길이 험하다. 그리고 정치에는 언제나 ‘다음’이 없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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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찬성에도 불안한 출발…이준석, ‘개혁’ 외치며 벼랑 끝으로 걸어간다 - 시사의창

제2차 전당대회에서 새 대표로 추대된 이준석 의원과 최고위원들이 꽃다발을 받고 있다.(사진_연합뉴스)[시사의창=김성민 기자] 개혁신당이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 제2차 전당대회에서 이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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