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직선거법 파기환송 무죄 판결 후 이어진 논란…지방선거 앞둔 정읍시가 묻는 리더십의 자격“백성을 속이는 자는 강을 건너는 배마저 잃는다.” 『삼국지』에서 조조가 경계한 이 구절은 오늘 정읍시청 앞에서도 유효하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대법원에서 파기환송 끝에 무죄판결을 받아 가까스로 직을 지킨 이학수 정읍시장이 휴가 중 관용차로 골프장을 오간 사실이 드러났다. 그는 “공식 일정 뒤 이동시간이 촉박해 불가피했다”고 해명했지만, 수행원과 운전기사까지 대동한 채 시 재산을 사적으로 이용한 점은 부인하지 못했다.문제의 본질은 ‘차 한 대’가 아니다. 선출 권력이 시민에게 약속한 책임성과 모범이 얼마나 가벼웠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시장 당선 후 2년 넘는 시간 동안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 집중하며 시..

윤희숙 혁신위 1호 안, 진정성을 증명하려면 ‘친윤’·계엄동조 세력과 절연해야 한다‘내란수괴’로 규정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7월 10일 새벽 2시 7분 재구속돼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법원은 '증거 인멸 우려'를 영장 발부 사유로 들었다. 124일 만의 재수감이자, 불법 계엄·탄핵 사태에 대한 사법적 심판이 본격화됐음을 알리는 사건이다.같은 날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는 ‘1호 혁신안’을 내놨다. 계엄령 추진과 탄핵 반대 당론 채택을 국민 앞에 사과하고, 이를 당헌·당규에 명문화하겠다는 내용이다. 사과문은 전당원 온라인 투표(14~15일)로 최종 확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잘못을 고백했다”고 해서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한국갤럽 3월 2주 조사에서 유권자 58%가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고..

백인우월주의가 촉발한 보복관세가 미국 패권을 잠식한다“권력은 거울을 두려워한다.” 허먼 멜빌의 경구는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백악관 시대를 날카롭게 비춘다. 그는 취임 직후 ‘미국 우선’이라는 간판 아래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 관세를 부과하며 세계 교역 질서에 일방적 충격을 가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2019년 이미 보호무역 여파로 세계 상품교역이 –0.1 % 역성장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식 자국이기주의가 2025년 재집권과 함께 더 거칠어진 지금, 글로벌 공급망은 제2의 진앙을 맞고 있다.세계은행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평균 관세율은 1990년 7.2 %에서 2023년 2.6 %로 내려왔다. 그러나 트럼프 1기와 2기를 거치며 미국의 실효 관세율은 6 %대를 넘나들고, 동맹국 또한 맞불 관세..

‘전직 대통령’이라는 호칭은 공권력 면허가 아니다. 그러나 윤석열 전 대통령은 지난 6월 28일 특검 조사에 출두하며 그 말을 ‘만능 통행증’으로 둔갑시켰다. 지하 주차장으로 숨어들겠다던 그는 특검이 출입문을 봉쇄하자 5분짜리 카퍼레이드로 돌변해 창문을 내리고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포토라인에선 무쇠 입술로 침묵했으니, 드라이브 스루 민주주의의 신형 바이러스를 방불케 한다. 그러나 진짜 파열음은 조사실 안에서 터졌다. “경찰에겐 조사 못 받겠다”는 변호인단의 고함이 나온 순간, 피의자가 수사관을 골라 입맛대로 조사받으려는 초유의 풍경이 펼쳐졌다. 특검은 “누가 나를 수사해달라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타일렀다. 230년 전 프랑스 대혁명기 귀족들은 ‘판사가 우리 동료여야 한다’고 외쳤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