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의창 2024년 5월호=김차중 작가] 산중의 봄은 길다. 꽃샘추위도 모두 물러가고 봄꽃을 남긴 봄의 한가운데에 들어왔다. 첩첩산중 문경의 험한 계곡일 것이라 생각해 걱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봄은 아홉 굽이 선유구곡(仙遊九曲)에 꽃잎을 하나둘 띄워 보내며 신선처럼 머물러 있었다. 선유동 계곡의 아홉 굽이 전체의 길이는 1.8Km이다. 평지라고 치면 30분 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이지만 산골 풍경을 살피고 걸으면 넉넉히 두 시간은 잡아야 한다. 구곡 길은 제1곡 옥하대부터 영사석, 활청담, 세심대, 관란담, 탁청대, 영귀암, 난생뢰를 거쳐 이곳 제9곡 옥석대까지 이어진다. 나는 제9곡 옥석대(玉臺)에서부터 굽이굽이 물 위로 흐르는 벚꽃 잎을 따라 내려간다. 바위에 새겨진 仙遊洞(선유동)이라는 글자를..
문화
2024. 5. 7.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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