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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를 삼킨 자본주의, 인간 본성의 나락을 파고들다
한 세기 가까운 시간 동안 이어진 한 가족의 흥망사(興亡史)를 통해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가 낳은 인간 본성과 관계의 비극을 그려낸 소설이 출간됐다.
이재구 작가의 첫 장편소설 『포기할 자유』는 가난과 재난, 성공과 배신이 교차하는 가족사 속에서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감정인 욕망과 질투, 희생과 배반을 치밀하게 묘사하며 현대 사회의 병리적 구조를 정면으로 응시한다.
소설은 정미소 화재로 고향을 떠나게 된 상준과 평산댁 부부의 삶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평산댁은 몰락한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 아들 형남에게 모든 기대를 건다. 그러나 희생과 믿음으로 지탱된 형제애는 시간이 흐르며 탐욕으로 일그러지고, 가족의 중심이었던 형구는 끝내 형제들에게 회사를 빼앗기고 노숙자 신세로 전락한다. 그 후 몽골에서 금광 사업으로 재기한 형구는 과거의 배신자들에게 복수를 감행하지만, 결국 삶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그의 마지막 메시지는 "포기할 자유를 얻었다"는 짧지만 깊은 통찰이었다.
이재구 작가는 인간의 고통과 갈등을 자본주의라는 지배 이데올로기 아래 해부한다. 특히 피보다 이념, 이념보다 돈을 좇는 형제들의 전쟁을 통해 현대 사회에서 가족조차 자본의 수단으로 전락하는 현실을 보여준다. 형구와 형남, 두 형제를 중심으로 한 휴머니즘과 나르시시즘의 충돌, 그 안에서 벌어지는 형제간의 갈등은 독자에게 "무엇이 진정한 가족인가", *"욕망은 어디까지 허용되는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형제들이 펼치는 잔혹극은 한국 현대사의 굴곡을 배경으로 진행된다. 산업화, 유학, 종교의 타락, 사업 실패와 재기, 글로벌 자본의 흐름 등이 가족 서사와 겹쳐지며 흡입력 있는 서사 구조를 완성했다. 이 책은 개인의 삶을 파괴하는 사회 구조를 다룬 리얼리즘 소설인 동시에, 끝내 인류애를 포기하지 않는 한 인간의 이야기다.
소설은 “나는 내 뼈를 갈아 형제들의 거름이 되었다”는 문장처럼, 치열하게 살아낸 형구의 삶을 통해 진정한 희생과 사랑이 무엇인지를 되묻는다. 반면, 인간을 평가절하하고 욕망의 도구로 삼는 형남과 형호의 모습은 자본주의 시대의 인간상이 얼마나 왜곡될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재구 작가는 『포기할 자유』를 통해 독자에게 단순한 감정의 동요를 넘어서, 지금 우리가 사는 사회의 구조적 폭력성과 도덕적 딜레마를 찬찬히 들여다보게 한다. 그는 독자에게 말한다. “이제, 당신의 욕망은 누구를 삼키고 있는가?”
[저자 소개]
이재구 작가는 대학에서 중문학을 전공했고, 수천 권의 책을 읽으며 축적한 사유를 바탕으로 자본주의의 민낯을 문학으로 기록하기 시작했다. 현재 (사)국경없는학교짓기 회장으로 베트남, 캄보디아, 네팔 등지에 학교를 세우며 제3세계 아동을 돕고 있다. 『포기할 자유』는 그의 첫 장편소설로,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쓰는 행위를 ‘치유’이자 ‘화해의 도구’로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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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
https://sisaissue.com/View.aspx?No=3619902
신간 『포기할 자유』, 욕망에 파묻힌 가족의 몰락과 부흥의 서사 - 시사의창
[시사의창=김성민 기자] 한 세기 가까운 시간 동안 이어진 한 가족의 흥망사(興亡史)를 통해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가 낳은 인간 본성과 관계의 비극을 그려낸 소설이 출간됐다.이재구 작가의 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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