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의창 2024년 12월호=김동식 칼럼니스트] 범일국사는 810년(혼덕왕 2) 정월에 태어나서 889년(전성여왕 3) 5월에 입적하였다. 시호는 통효대사(通曉大師)이고 탑호(스님의 별호)는 연휘(延徽)이다. 그는 신라하대 9산선문(九山禪門) 가운데 사굴산문의 개산조이다.범일의 출신에 대해서는 『조당집』에 비교적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그의 할아버지 김술원(金述元)은 구림(鳩林, 경주의 옛 이름)의 관족(冠族, 대대로 高官을 배출한 집안)으로서 명주도독을 지냈으며, 그의 어머니 문씨(文氏)는 강릉지역의 토착호족 출신이었다고 한다. 즉 범일의 아버지에 대해 특별히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자세히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지방세력으로 고착되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옛적 어느 양가의 처녀가 굴산(지금의 학산(鶴山))..

[시사의창 2024년 7월호=김동식 칼럼니스트] 생사(生死)에 유전(流轉)하는 인간의 모양을 셋으로 나눈 것으로서 혹(惑). 업(業). 고(苦) 이 세 가지가 우리 인간들의 생활 속에서 톱니바퀴가 서로 맞물려 돌아가듯 끊임없이 나타내는 것으로 능통(能通)의 뜻을 가지고 있으며, 그 뜻은 혹(惑)에서 업(業)을 업(業)에서 고(苦)를 불러내어 전전상통(轉轉相通)하여 생사를 되풀이한다는 뜻이다. 1) 혹도(惑道)미혹(迷惑)이라고도 하는데 우주(宇宙)의 진리(眞理)를 알지 못하고 무명(無明)하고 무명(無明)의 무지(無知)로 인하여 번뇌(煩惱)와 망심(妄心)으로 지혜가 병들어 있는 우치(愚癡)로 사물(事物)의 진상(眞相)을 명확(明確)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미혹(迷惑)이 일어나 어두움이 생기는 것이다. 즉 우주..

[시사의창 2024년 4월호=김동식 칼럼니스트] 업(業)이라는 말은 가르마(krama). 갈마(kamma)라 한다. 불교의 윤리 사상은 업설(業說)을 구체적 행동을 실천하는 계율(戒律) 사상(思想)에 잘 나타나 있다. 부처님께서 인간의 대상을 법(法)이라 규정하셨는데 법이라는 말은 법률(法律)이라는 개념으로 흔히 쓰이지만 인도에서는 자연법칙(自然法則), 필연적(必然的)인 것, 의지(意志), 자연물(自然物) 등의 뜻으로 쓰이고 있다. 인간에게는 분명히 자유의지(自由意志)가 있어 여기에 작용을 가하면 필연적인 반응을 보이는 성질이 나타나 업을 일으키지만, 자연물(自然物)은 의지(意志)가 없어 업(業)의 작용을 받으면 단지 필연적(必然的)으로 반응을 보일 따름이다. 인간의 의지적 작용을 불교에서는 업(業)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