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현대산업개발 ‘희망드림빌더’·주민·행정 삼각협공, 홀몸노인 주거환경 싹 바꿨다
송파2동 골목 끝, 폐가처럼 방치됐던 6평 남짓 원룸이 하루 만에 새집으로 환생했다.
곰팡이 냄새가 가득한 천장과 벽은 깨끗한 새 도배로 갈아입었고, 물이 새던 싱크대와 욕실 타일도 반짝인다. 맨발로 밟기 꺼렸던 바닥엔 새 장판이 깔렸다. 집주인 박모(69) 씨는 “방이 밝아지니 숨이 트인다”며 연신 웃었다. 이 극적인 변신은 현대산업개발(HDC)의 사회공헌 프로그램 ‘희망드림빌더’ 2기 봉사팀, 송파2동 자원봉사캠프, 돌봄SOS센터, 동 직원 등 30여 명이 함께 만든 결과다.
박 씨는 기초연금과 주거급여로 근근이 생활해 왔다. 지난해부터 무릎 통증이 심해져 집 청소가 불가능해지자 쓰레기가 산처럼 쌓였고, 곰팡이가 퍼지면서 주거위생이 최악으로 치달았다. 동 자원봉사자가 생신상 전달차 방문했다 발견했고, 주민센터 사례회의를 거쳐 ‘주거위기 특별관리’ 1호로 지정됐다. 이후 세 차례 현장 진단 끝에 ‘희망드림빌더’ 연계 지원이 확정됐고, 6월 30일 HDC 임직원 10명이 직접 장판·도배·창호 교체, 불용품 처리 등을 진행했다.
이번 사례는 민관이 빈틈 없이 맞물린 ‘송파표 원스톱 복지’ 모델로 주목받는다. 전문 정리업체는 돌봄SOS센터 예산으로 투입됐고, 주민봉사자들은 수납과 생활폐기물 분리 작업을 책임졌다. 공사가 끝난 뒤 박 씨는 “살아서 새 집에 이사 온 기분”이라며 “이웃이 있어 더 이상 외롭지 않다”고 말했다.
송파구는 독거노인이 2만5889명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세 번째로 많다. 고령 인구 대비 1인 가구 비율은 26%를 넘으며, 돌봄 사각지대가 늘고 있다. 이번처럼 주거환경이 악화돼 건강 위험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구는 올해부터 ‘동(洞) 중심 사례관리’를 강화해 고립 위험 가구를 조기 발굴하고, 돌봄SOS센터·민간기업·주민조직이 함께 해결책을 설계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HDC가 지난해 시작한 ‘희망드림빌더’는 취약계층 청년에게 건설기술을 교육하고, 수료생과 임직원이 취약주택을 수리하는 ESG 프로젝트다. 2기 수료생 30명은 직무교육을 마친 뒤 현장 인턴십과 지역 집수리 봉사를 병행한다. “기업이 쌓은 기술과 주민의 손길이 만나야 지속 가능한 복지가 가능하다”는 것이 HDC 관계자의 설명이다.
송파구는 박 씨 주거개선에 이어 침대·의류장 등 생활필수품을 지원하고, 주 1회 안부 확인 서비스도 연동할 계획이다. 서강석 구청장은 “복지는 행정 혼자 할 수 없다. 주민이 주도하고 기업이 동참해야 진짜 힘을 발휘한다”고 강조했다.
송파2동에서 시작된 ‘집수리 연합작전’은 쓰레기집 한 곳을 넘어, 2만6000여 독거노인의 고립을 끊어내는 씨앗이 되고 있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
#송파2동 #홀몸노인 #주거환경개선 #민관협력 #희망드림빌더 #현대산업개발 #돌봄SOS센터 #맞춤형복지
https://sisaissue.com/View.aspx?No=3698313
'사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송파문화재단, 드림위드앙상블과 장애 인식 뒤바꾼 ‘공감 콘서트’ (1) | 2025.07.02 |
---|---|
광진구, ‘30분 전 침수 경보’ AI 센서로 반지하 참사 막는다 (1) | 2025.07.02 |
‘2분 컷 영상’으로 송파 매력 폭발…총상금 800만 원 쏜다 (5) | 2025.07.01 |
‘높이·왼발·빌드업’ 삼박자… 강원FC, 광주FC서 브라질 철벽 브루노 품었다 (1) | 2025.07.01 |
‘7곳 협력교회에 청년 몰려’…신천지 말씀 사역이 예배 부흥 견인 (2) | 2025.07.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