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 12. 11. 한국시간 새벽 6시에 스웨덴 스톡홀름 노벨상 수상 연회장에서 아시아 여성최초로 한국인 한강 작가가 수상소감을 조용히 읊조리고 있었다. “여덟 살 때의 어느 날을 기억합니다. 주산학원의 오후 수업을 마치고 나오자마자 소나기가 퍼붓기 시작했습니다. 맹렬한 기세여서, 이십여 명의 아이들이 현관 처마 아래 모여 서서 비가 그치길 기다렸습니다.” - 중략 - “우리가 이 세상에 잠시 머무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무슨 일이 있어도 인간으로 남는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요? 가장 어두운 밤, 우리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묻는 언어, 이 지구에 사는 사람들과 생명체의 일인칭 시점으로 상상하는 언어, 우리를 서로 연결해주는 언어가 있습니다. 이러한 언어를 다루는 문학은 필연적으로 일..

현대판 과거시험이라 할 수 있는 사법고시는 판사, 검사, 변호사 또는 군법무관에 필요한 학식과 능력의 유무 등을 검정하기 위한 시험으로 해방 직후인 1947년 치러진 ‘조선변호사 시험’으로 시작됐다. 이승만 정부 수립 이듬해인 1949년 ‘고등고시령’이 제정되고 1950년 제1회 ‘고등고시사법과 시험’이 치러졌다. 사법고시는 정권이 바뀌며 여러 변화를 거쳤는데 특히, 노무현 정부 때인 2007년 사법시험을 폐지하고 로스쿨을 도입하는 ‘법학전문대학원 설치법’이 제정됐다. 그 후, 2017년 11월 7일 마지막 사시 합격자와 함께 사법시험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2018년 이후에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졸업한 뒤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는 것만이 법조인이 되는 관문이 되었다. 판·검사가 되기까지는 공부..

나라의 근간이란 나라의 근본 바탕을 말한다. 나라의 정체성, 특히 우리 민족의 정체성, 국가의 삼요소로서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고 국민, 주권, 영토의 개념에 반하는 인식을 가진 자들이 국가의 주요 기관에 임명되고 있다. 심지어 국가와 민족의 정신을 책임지는 국가편찬위원회, 독립기념관 관장도 반민족, 반국가적 인식을 가진 자들이 임명되었으니 정말 나라를 팔아먹겠다고 하는 것인지 심히 우려스럽다. [시사의창 2024년 9월호=민관홍(우리문화숨결 경복궁해설사)] 나라의 근간이 흔들릴 정도로 뒤숭숭한 요즘이다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은 “1945년 8월 15일은 광복절이 아니다. 1948년 8월 15일 이전에는 우리 국민은 없고 일본 국민만 있다”라고 얼빠진 말을 한 사람이다. 이명박의 방송장악 시도, 박근혜의 ..

경복궁의 금천인 영제천에는 ‘메롱’ 하며 혀를 내미는 장난스러운 천록이 있다. 필자가 처음 경복궁 해설사가 되기 위해서 경복궁 금천교 좌우 남북의 석축에서 물을 내려다보는 천록에 대해서 해설을 들을 때였다. 유득공의 ‘경복궁 유관기’에 의하면 후한서에 기록된 천록은 물로 들어오는 사악한 기운을 막기 위해 금천교의 남북단 좌우 네 곳에서 파수를 서는 서수이다. 재미있게도 네 마리중 한 마리가 혀를 내밀고 메롱을 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이유는 기록에 없고 조상의 해학이 뛰어나다. 라는 정도의 추정만 있을 뿐이다. 역사에 대한 추정은 기록이 있거나 실체가 있을 때는 추정할 필요가 없지만 그러하지 못할 때는 합리적 추정이 필요하게 된다. 합리적 추정이 많은 사람의 동의를 얻으면 다수설이 되며 많은 다수설 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