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의창 2025년 2월호=김향란 칼럼니스트] 흔히 하양은 순수함, 깨끗함, 창백함, 무결점의, 완벽함, 순결함 등을 상징한다. 그러나 자연은 한가지만을 의미하지 않음을 우린 이미 알고 있다. 다소 이분법적 사고일 수 있겠지만 한편으론 그러한 단순한 사고의 논리가 더 정확하게 판단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앞의 칼럼에서 색의 상대성에 이야기했고, 이중성에 대해서도 피력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검정과 하양을 동시에 놓고 보았을 때 검정의 무게감으로 인해 하양을 공격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하양은 검정을 누를 수 있는 카리스마와 공격성을 숨기고 있음이다. 태양을 보라. 밝게 빛나는 빛은 어둠을 삼키고 몰아낸다. 그렇듯 하양은 배경으로써 아닌 공간과 대상의 존재감을 압도하고 경계를 설정하고 강렬한 메시지를 전..

[시사의창 2024년 12월호=김향란 칼럼니스트] 이세상에 색이 없는 환경은 존재할까? 빛이 존재하고 우리의 눈이 이를 인지할 수 있는 한, 공기처럼 존재함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런 사실은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눈을 속이는 방식으로 나타나곤 한다.우리가 보는 색은 주변의 다른 색들에 영향을 받아 다르게 인식되기 때문이다. 주변색이 본래 보고자 하는 색을 왜곡시켜 본질을 흐리게 만드는 현상을 색채학에서는 '대비현상'이라 부르고 이로 인해 환경은 그 색의 변화된 상을 투영시킨다.색채지각은 시각을 통해 이루어지며, 감각기관의 상대성 때문에 일정하게 유지되기 어려운 가변성의 존재인 듯하다. 시각 외에도 그날의 컨디션, 시간, 시각의 각도, 감정 상태 등 다양한 요소들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색이 강하게 또..

[시사의창 2024년 8월호=김향란 칼럼니스트] 화가에게 있어 색은 그들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아주 중요한 도구가 된다. 이름만 떠올려도 연상되는 색이 있을 만큼, 화풍보다도 더욱 강렬하게 보여지는 것이 바로 색이다. 아울러 단색 뿐만 아니라 어울리는 색과의 조합 또한 매우 중요하기에 많은 작가들은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 자기만의 독창적인 기법으로 표현한다. 강렬한 태양을 주의깊게 보았던 반고흐(Vincent van Gogh, 1853~1890)는 질감을 부여하는 임페스토 기법을 통해 조각하듯 작렬하는 태양을, 사이프러스 나무를, 초목을 그려냈다.앙리 마티스(Henri Matisse, 1869~1954)는 “좋은 색은 노래하는 색이야. 멜로디가 울리고 향기가 나야 해”, “색이 푹 삶아져서 흐물흐물하면 못 ..

[시사의창 2024년 7월호=김향란 칼럼니스트] “비가 온 뒤의 적당한 습도, 10℃ 정도의 일교차”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갸우뚱하겠지만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운해를 볼 수 있는 조건임을 단번에 알아차리게 된다. 쉽지 않은 어찌 보면 까다로운 조건이다. 그러나 그 까다로움도 정상에서 보게 되는 풍광에 그럴 수밖에 없음을 깨닫게 된다. 마치 온 세상이 솜사탕처럼 몽실몽실한 털뭉텅이 속에 들어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순간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은 황홀경 그 자체에 빠지게 하는 듯하다. 자연의 축복을 느끼는 순간에 ‘하~’ 하는 한숨만 내뱉어질 뿐 다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이하 생략-기사원문보기클릭 [컬러인문학] 존재이며 부재인 색, 하양 - 시사의창[시사의창 2024년 7월호=김향란 칼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