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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주인공이야!"
전광훈 목사의 외침은 기자회견장의 공기를 삽시간에 싸하게 만들었다. 순간, 우리는 연극 무대에서 대사를 잊은 삼류 배우의 즉흥극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문제는 이 무대가 허구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논하는 현실이라는 점이다. 무대가 좁은 것이 아니라, 그의 품격이 그 좁은 무대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것이다.
전광훈 목사는 2019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형이 확정된 이후 10년 동안 피선거권이 박탈되었다. 법적으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수 없음에도, 아무런 거리낌 없이 출마 선언을 했다. "법 위에 군림하려는 자는 스스로 법의 심판을 자초한다"는 금언이 있다. 법을 농락하는 언동은 곧 스스로의 무덤을 파는 격이다.
더 경악스러운 것은, 탄핵당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우리 교회 예배에 참석하면 통일 대통령 만들어 주겠다"고 한 발언이다. 종교와 정치가 한솥밥을 먹으면 망국이 찾아온다. 정교분리의 헌법정신은 그저 장식품이 아니다. 국기를 흔들어 놓고 교회 강단을 권력 유희의 무대로 삼는 것은, 마치 주막집에서 나라를 논하는 격이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다" 했는데, 이런 경박한 언사가 결국 교회도 정치도 함께 추락시키는 불쏘시개가 되고 있다.
국민저항권을 부르짖으며 헌법체계를 부정하고, 거리 집회를 통해 딸의 사업체를 홍보하는 행태는 혀를 내두를 만하다. 집회 참가자들의 피땀 어린 후원금을 본인의 가족 비즈니스에 연료로 삼다니, "황금을 입에 문 돼지"가 따로 없다. 애국을 팔고, 종교를 팔고, 헌법까지 팔아 사익을 챙기는 이 패륜적 태도는 민주주의를 향한 모욕이다.
문제는 전광훈 한 사람이 아니다. 그의 집회에 참석한 윤상현을 비롯한 국민의힘 인사들도 함께 책임을 져야 한다. 윤상현 의원은 과거 막말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을 배회하다 전광훈의 그림자를 보며 폴더인사를 한 사람이다. 김문수 전 지사는 한때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었지만, 이제는 극단적 발언으로 사회적 분란을 일으키는 또 하나의 광대로 전락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했는데, 이들은 오히려 고개를 빳빳이 세우며 몰락의 길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 했다. 아무리 그럴듯한 말과 행동을 늘어놓아도, 국민의 삶과 괴리된 정치적 선동은 결국 공허할 뿐이다. 전광훈 목사와 그를 따르는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허망한 외침이 국민을 얼마나 지치게 하는지 직시해야 한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속담이 있다. 소음만 요란할 뿐, 알맹이는 없다. 전광훈과 그 추종자들은 민주주의라는 마차에 올라탔지만, 목적지는 오로지 자신의 권력욕뿐이다. 국민은 이제 그들의 광대를 웃어줄 만큼 한가하지 않다.
대한민국은 풍전등화가 아니다. 국민은 어설픈 선동에 휘둘릴 만큼 어리석지 않다. 연극 무대에서 대사를 잊은 배우는 퇴장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민주주의 무대에서 책임을 망각한 자는 반드시 심판받는다. 전광훈과 그를 따르는 이들이여, 무대 뒤로 내려가라. 그곳은 이미 여러분에게조차 비좁다.
#전광훈 #윤석열 #김문수 #윤상현 #국민의힘 #사랑제일교회 #연극무대 #배우 #피선거권
https://sisaissue.com/View.aspx?No=3628080
[김성민 칼럼] 전광훈, 주인공이 되기엔 무대가 좁다 - 시사의창
`내가 주인공이야!`전광훈 목사의 외침은 기자회견장의 공기를 삽시간에 싸하게 만들었다. 순간, 우리는 연극 무대에서 대사를 잊은 삼류 배우의 즉흥극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문제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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