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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의창 김성민 발행인

“Concordia res parvae crescunt(화합하면 작은 것도 자란다).” 고대 로마 정치가 키케로의 경구처럼, 통합은 언제나 위기의 시대를 돌파하는 열쇠였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촉발한 12·3 계엄 사태 이후 한국 정치의 시곗바늘은 거칠게 흔들렸으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갈라진 민심을 하나로 묶는 ‘양파 리더십’으로 균열을 메우고 있다.

한국갤럽 5월 16일 조사에서 이재명 지지율은 51%로 김문수 지지율 29%를 압도하며 달려가고 있다. 직선제 도입 이후 과반 지지율을 받은 예비 당선 가능 후보는 박근혜뿐이었는데, 그 기록마저 넘어설 기세다. 중도층 호감도 역시 52%로 김 후보의 두 배를 웃돈다

반면 국민의힘은 계엄 수사를 받고 있는 윤 전 대통령과 동조세력들의 그림자가 짙게 깔려 있다. 윤 전 대통령은 계엄 해제 직후 보름 동안 변호사·사정라인과 집중 통화하며 방어선을 구축한 정황이 포착됐다. 그가 탈당을 택했음에도 김문수 캠프 안팎을 채우는 ‘윤핵관’ 인맥은 여전하다.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빠진 보수 진영은 '탈당 쇼'로 민심을 되돌리려 노력하고 있지만 이미 태엽이 끊어진 시계를 돌리는 격이다.

이재명 캠프의 빅텐트는 거꾸로 커졌다. 국민의힘을 탈당한 김상욱 의원이 “가짜 보수는 더 이상 집을 지킬 수 없다”며 민주당 깃발을 들었다. 허은아 전 개혁신당 대표도 “가짜 개혁은 버린다”며 손을 맞잡았다. 19일엔 박근혜 서포터즈 중앙회를 포함한 7개 보수 성향 단체가 집단 입당을 선언, 상징성을 극대화했다. ‘보수의 성역’이 허물어지며 “보수여, 민심을 보수(補修)하라”는 역설이 현실이 됐다.

통합의 정치가 빛을 발한 순간마다 역사는 전환점을 새겼다. 링컨은 남북전쟁 와중에도 “앙금은 인애(仁愛)로”를 외쳤고, 독일의 비스마르크는 ‘철혈’ 뒤에 사회보험을 도입해 계층 간 간극을 줄였다. 이재명은 링컨의 포용과 비스마르크의 실용을 한데 엮어 ‘양파(兩派)’, 곧 진보·보수를 겹겹이 품는 전략을 택했다. 구동존이(求同存異)라는 동양의 지혜가 21세기 서울 한복판에서 재현되는 셈이다.

정치의 수치는 민심의 절대온도를 말해 준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48%, 국민의힘은 30%였다. 숫자는 냉혹하다. 집권당의 책임을 자임했으나 내란 조사에 매달린 윤석열식 ‘강대강’ 전략은 결국 동상이몽(同床異夢)의 껍데기만 남겼다. 김문수가 외치던 ‘빅텐트’는 텐트 폴도 없이 찢겨 나가며 야영지를 더욱 황폐하게 했다.

반면 이재명은 ‘100만 양병’ 대신 ‘100만 손’과 악수하며 플랫폼식 연합 정치를 설계하고 있다. 공약보다 관계, 규탄보다 공존을 강조한다. 서울 용산에서 영등포·마포로 이어진 도심 순회 유세는 장군 멍군이 아닌 ‘함께 갑시다’라는 민초형 구호로 채워졌다. 보수 원로와 2030 진보층이 같은 손팻말을 들고 “진짜 빅텐트”를 연호하는 장면은 2017년 촛불 이후 거리정치의 새로운 풍경이다.

물론 승리의 여유는 금물이다. 2012년에도 과반을 얻었던 박근혜 정부는 민심 과열로 불명예 퇴진의 길을 걸었다. 이재명 캠프가 “오만은 독(毒)”이라 스스로 경계하는 까닭이다. 그러나 여론 수치, 탈당 흐름, 거리의 열기까지 세 박자가 맞물린 지금, ‘양파 리더십’은 6·3 대선을 향해 착실히 표밭을 넓히고 있다.

선거는 숫자의 예술이면서 동시에 감정의 축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남긴 내란의 상처, 김문수 캠프의 극우·온건 갈등, 계파 계산으로 얼룩진 국민의힘 지도부는 국민의 감정을 달래지 못했다. 반대로 이재명은 ‘작은 화해’를 반복하며 거대한 통합의 파도를 키우고 있다. 폭풍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도, 대세가 형성될 때 바람은 한 방향으로만 불기 마련이다. 바람개비가 이미 그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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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sisaissue.com/View.aspx?No=3650995

 

[김성민 칼럼] ‘양파 리더십’으로 짜인 진짜 빅텐트, 이재명이 대세가 된 이유 - 시사의창

시사의창 김성민 발행인“Concordia res parvae crescunt(화합하면 작은 것도 자란다).” 고대 로마 정치가 키케로의 경구처럼, 통합은 언제나 위기의 시대를 돌파하는 열쇠였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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