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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봉쇄 우려 속 비상경제점검회의…정유·증시·장바구니까지 번진 충격

중동에서 번진 화약 냄새가 서울의 주유소 가격표와 환율 전광판, 증시 그래프까지 흔들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행동 이후 에너지 수송의 대동맥인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가 커지면서, 한국 경제는 다시 대외 충격의 한복판에 섰다.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9일 오전 11시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직접 주재하기로 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회의의 초점은 국제금융시장 변동, 유가 흐름, 증시와 환율, 그리고 석유류를 포함한 국내 물가 전반이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외교 뉴스가 아니다. 경제의 혈관을 움켜쥔 사건에 가깝다. 한국은 지난해 기준 전체 원유 도입의 70%를 중동에 의존했고, 그 가운데 95%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해협 봉쇄가 길어지면 정유사의 원유 조달 부담이 커지고, 설비 가동률 조정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이유다. 정유·석유화학은 물론 운송비와 전력비, 제조원가까지 줄줄이 압박을 받게 된다.

환율도 심상치 않다. 3월 들어 6일까지 원/달러 환율의 일일 변동폭은 평균 13.2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충격이 극대화됐던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외환시장이 불안해지면 수입단가가 뛰고, 그 여파는 곧바로 국내 물가로 번진다. 흔히 전쟁은 먼 나라 이야기로 들리지만, 경제에서는 “남의 불이 곧 내 지붕의 불”이 되기 쉽다.

증시 역시 중동 변수에 크게 흔들렸다. 코스피는 지난 4일 12% 넘게 급락하며 5,100선 아래로 밀렸다가 회복되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외국인 자금 이탈과 위험회피 심리가 동시에 작동한 결과다. 수출 비중이 높고 에너지 의존도가 큰 한국 산업구조가 이번 충격에 유독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 에너지 시장은 더 거칠다. 중동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위험이 커지면서 유가가 이미 큰 폭으로 뛰었고, 시장에서는 사태 장기화 시 브렌트유가 배럴당 120~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극단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실제로 쿠웨이트는 원유 선적 차질 속에 감산과 불가항력 선언에 들어갔고, 지역 산유국들도 저장과 수송 차질에 대응하느라 생산 조정에 나서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이 충격이 숫자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름값이 오르면 물류비가 뛰고, 물류비가 오르면 식품과 공산품 가격이 뒤따른다. 항공유와 해상운임 부담까지 겹치면 무역과 여행, 유통 현장 전반이 흔들린다. 현대차를 포함한 아시아 완성차 업계가 중동 시장 판매와 유가 상승의 이중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야말로 풍전등화다.

정부가 당장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첫째는 에너지 수급 불안에 대비한 비축과 수입선 다변화 점검이다. 둘째는 환율 급등락에 따른 시장 불안을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일이다. 셋째는 유가 상승이 장바구니 물가로 옮겨붙기 전에 취약계층 부담을 누그러뜨릴 장치를 서둘러 가동하는 일이다. 전쟁은 총성이 멈춘 뒤에도 경제에 긴 그림자를 남긴다. 

이번 중동 사태는 한국 경제의 약한 고리를 다시 드러낸 시험대다. 외부 충격이 커질수록 국정 운영의 본령은 선제 대응과 위기 관리에서 갈린다. 지금 필요한 것은 공포의 과장이 아니라 냉정한 계산, 그리고 한발 앞선 준비다.

김성민 기자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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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운, 한국 경제 정조준…유가·환율·물가 ‘삼중 압박’ - 시사의창

[시사의창=김성민 기자] 중동에서 번진 화약 냄새가 서울의 주유소 가격표와 환율 전광판, 증시 그래프까지 흔들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행동 이후 에너지 수송의 대동맥인 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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