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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용산구 이태원동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WBA 아시아 퍼시픽 라이트급 타이틀전이 열렸다. 이태원동은 조선시대 이마을에 이태원이라는 역원(驛院)이 있었던 데서 붙혀진 이름이다. 또한 이태원은 1592년 발생한 임진왜란때 항복한 왜군들이 우리나라에 귀화(歸化) 이곳에 모여 살아서 이타인(異他人)이라고도 불렀다.
각설하고 작금의 한국 프로복싱은 어제도 오늘도 빛을 잃고 자욱한 안개 속을 헤매고 있다. 우리나라에 세계 챔피언이 탄생한지도 어느덧 20년이란 세월이 훌쩍 지났다. 하지만 척박한 환경에서 훈련하는 선수들의 어려운 환경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챔피언의 부재는 복서 지망생의 이탈과 맞물려 한국복싱의 암흑화는 가속화 되고 있다. 이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 챔피언 탄생을 기대하는 것은 마치 시냇가에서 고래잡이를 꿈꾸는 허왕된 망상일지도 모른다. 또한 삽을 들고 포클레인과 맞서 땅파기 경쟁을 벌이는 것 같은 현실이 오늘날 한국복싱의 현주소다.
현장에 도착하니 WBA 국제심판 김병무 선배가 신병원 김흥수 동료 심판들과 담화를 나누고 있었다. 1959년 전남 함평태생의 김병무는 현재 국내에서 해외 원정경기에 가장 많이 배정되어 참관하는 대표적인 WBA 국제심판이다. 독실한 크리스찬인 김병무 심판은 강직하고 올곧은 마인드로 공정한 판정을 내리는 정평이 난 포청천이다. 잠시 후 K.P.B.F (한국 프로복싱연맹) 이향수 회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1969년 전남 순천태생의 그는 예를 갖춰 김병무 국제 심판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올린다. 회장이라는 직함을 내려놓고 복싱 대선배 앞에서 자신을 낮추고 겸허하게 폴더인사하는 그 장면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이향수 회장은 법무부에서 운영하는 청소년 꿈 키움 센타에서 학교폭력 인성 지도 강사를 활동하면서 K.P.B.F 회장을 겸직하고 있는 복싱인이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 이동포 유원대 감독과 목포에서 체육관을 운영하는 김광현 관장이 시야에 포착된다.
한국화장품 소속으로 1989년 MBC 신인왕(페더급)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광현은 그후 박용운이 보유한 KBC 페더급 타이틀에 도전한 중견 복서였다. 이동포 감독 역시 한국화장품에서 선수 생활과 지도자 생활을 한 터줏대감으로 현재 유원대 복싱 감독을 맡고 있다. 두 사람은 같은 한국화장품 소속의 복서 출신이었지만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유는 김광현이 군대 생활을 할 때 한국화장품 소속으로 급조(急造)하여 신인왕전에 출전했기에 일어난 헤프닝이었다. 이날 메인 경기인 WBA 아시아 퍼시픽(라이트급) 타이틀전에서 언더 독(Under dog)의 반란이 일어났다. 5전 3승 1무1패의 기록을 보유한 유명우 버팔로 프로모션 소속의 이즈로인존 술토놉(키르기스스탄)이 26전 20승(11KO)3패3무를 기록한 한남권투 김주영을 2ㅡ1 판정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사실 이날 모두 8경기가 순차적으로 펼쳐졌다. 하지만 필자의 시야에서 강렬한 스파크가 일어날 정도로 주목받는 복서가 전혀 눈에 띄지 않았다. 선수 수급도 부족한 상황에서 프로복싱에 6개 기구가 난립하면서 벌어진 현상이라 자평한다. 돋보기(볼록렌즈)도 빛을 한점(초점)으로 모아야 열이 급상승 한다는 평범한 사실은 이번 경기를 통해 새삼스럽게 체득하였다. 경기중 현(現) WBA 아시아 사무총장과 WBA 세계랭킹 위원을 겸직한 김원석 씨를 현장에서 만났다. 1974년 서울태생으로 중앙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그를 필자가 주목하는 이유는 현재 한국 프로복싱계에서 국제무대에 영향력이 가장 큰 마치 고려청자 같은 진귀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훤칠한 키에 스마트한 이미지를 짙게 풍기는 김원석은 이름 그대로 한국복싱계의 원석(原石)이다.
향후 성장 가능성 높은 선수들을 집중 발굴 조련하여 국제통(國際通)인 김원석 사무총장의 영향력과 혼합되어 세계랭킹 진입 및 정상 도전에 최대한 활용하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원석 총장의 그의 부친은 1939년 10월 15일 서울태생으로 경복고 경희대를 거친 저명한 전(前) 아란 프로모션 김기윤 대표이다. 그분은 7. 80년대 한국 프로복싱이 황금기를 맞이할 때 KBC (한국권투위원회) 국제부장을 역임하였다. 이를 발판으로 그는 한국권투의 국제적 지위 향상에 큰 공헌을 하였다.
김기윤 대표가 WBA WBC 연례 총회 때 한국 대표로 왕림하면서 체결시킨 세계 타이틀전만 무려 50차례를 상회 한다. 이런 부친의 노하우(Knowhon)를 전수 받은 김원석 WBA 아시아 사무총장이 역량을 발휘 대를 이어 침체된 한국 프로복싱 활성화에 일익을 담당하리라 믿는다. 프로복싱은 특성상 비지니스의 연속이다. 그런 보이지 않는 힘 (Intangibie power)에 의해 세계 챔피언은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는 신조어(新造語)도 나왔다.
이번 대회를 주최한 한남 프로모션 김한상 관장은 이 같은 외교력 부재 현상으로 대한민국 44번째 세계 챔피언 탄생을 안방에서 강탈당하는 비운을 겪은 주인공이다. 2013년 11월19일 제주도 그랜드 호텔에서 벌어진 WBA 밴텀급 타이틀 매취에서 김한상 관장이 트레이닝을 담당한 손정오 선수가 경이로운 3체급 세계 챔피언 가메다(일본) 와 맞대결 대결에서 잘 싸우고도 아깝게 판정으로 패했기 때문이다. 당시 채점은 112ㅡ115 115ㅡ113.5 114ㅡ 114.5로 챔피언 가메다의 2ㅡ1 판정승이었다. 당시 이경기는 2006년 12월 지인진이 치른 타이틀전 이후 무려 6년 11개월 만에 개최된 세계 타이틀 매취였다. 만일 손정오가 세계 정상에 올랐다면 한국복싱은 지금처럼 이렇게 허무하게 몰락의 길로 빠져들지 않았을 것이다.
세계 챔피언 이란 우수한 자질을 보유한 선수와 유능한 지도자 그리고 능력 있는 프로모터가 3박자 하모니를 이룰 때 탄생하는 작품이다. 지금 한국복싱에서 챔피언이 탄생하지 못하는 것은 삼위일체(三位一體)를 구성하는 시스템이 붕괴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열악한 악조건 속에서도 불구하고 한국복싱 재건을 위해 경기장에 참석한 선수 및 복싱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인사 드리면서 이번 주 컬럼을 마무리한다.
조영섭 기자 6464ko@naver.com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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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sisaissue.com/View.aspx?No=4072526
[조영섭의 스포츠 칼럼] 21세기 한국 프로복싱 이대로 좋은가... - 시사의창
지난 3일 용산구 이태원동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WBA 아시아 퍼시픽 라이트급 타이틀전이 열렸다. 이태원동은 조선시대 이마을에 이태원이라는 역원(驛院)이 있었던 데서 붙혀진 이름이다.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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