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칼럼

총은 국민을 향할 수 없다

시사의창 2026. 7. 10. 13:05
SMALL

 

법 위의 권력은 없고, 국민 위의 명령도 없다

대한민국 헌정사에 오래 남을 판결이 나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과 김성훈 전 경호차장에게 법원이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경호처 간부 두 사람에 대한 유죄 판결이 아니다. 대한민국 공직사회 전체를 향해 던진 강력한 헌법적 경고이며, 국가 권력의 본질을 다시 확인한 사법부의 선언이다.

이번 판결의 의미는 분명하다.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라 해도 법 위에 존재할 수 없으며, 대통령을 경호하는 조직이라 해도 헌법과 법률을 넘어설 수 없다는 사실이다.

국가는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
공직자는 국민을 위해 봉사한다.

헌법 제1조가 규정한 이 단순한 원칙을 망각한 순간, 국가기관은 국민의 조직이 아니라 권력자의 사조직으로 전락한다.

경호 대상은 대통령이 아니라 헌법이어야 했다

대통령경호처의 존재 이유는 대통령 개인을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다.

대통령이라는 국가기관이 정상적으로 직무를 수행하도록 보호하는 것이 본래의 임무다.

그러나 수사기관이 적법하게 발부받은 체포영장을 집행하는 순간까지 물리력을 동원해 막아선 것은 경호가 아니라 사법 방해였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비화폰 서버 기록 삭제 의혹과 체포 저지 과정에서 총기 소지 논란까지 불거졌다는 점이다. 사실이라면 이는 단순한 직권남용을 넘어 국가의 법 집행 체계를 조직적으로 훼손하려 했다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

법치주의 국가에서 총구는 국민을 향할 수 없다.

더구나 국가 공권력이 적법한 영장을 집행하는 현장에서 무력을 준비했다는 사실은 민주공화국에서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상부의 지시였다"는 변명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우리 사회는 오랫동안 불법 행위가 드러날 때마다 같은 말을 들어왔다.

"윗선의 지시였다."

그러나 현대 민주국가에서 그 말은 면죄부가 아니다.

군인도 마찬가지다.

공무원도 마찬가지다.

경찰도 마찬가지다.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는 명령이라면 거부해야 한다.

불법 명령을 따르는 순간 그 책임 역시 함께 지게 된다.

독일 뉘른베르크 전범재판 이후 국제사회는 하나의 원칙을 확립했다.

"상관의 명령은 범죄의 면책 사유가 될 수 없다."

대한민국 역시 같은 원칙 위에 서 있다.

국가공무원법과 형법 어디에도 불법 명령을 따랐다는 이유로 처벌을 면제한다는 규정은 없다.

오히려 공직자의 충성 대상은 특정 권력자가 아니라 헌법과 국민이다.

최종 명령권자는 대통령이 아니다.

국민이다.

내란은 총을 든 사람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흔히 내란을 군인이나 무장세력이 일으키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방식은 훨씬 다양하다.

법원의 영장을 무력화하고,

수사기관을 가로막고,

국가기록을 삭제하며,

공권력을 사유화하는 행위 역시 헌정질서를 허무는 위험한 행동이다.

권력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기관을 동원하는 순간 민주주의는 붕괴하기 시작한다.

경호처가 국민이 부여한 권한을 대통령 개인의 방패막이로 사용했다면, 그것은 헌법이 부여한 책무를 저버린 것이다.

늦었지만 정의는 멈추지 않았다

솔직히 이번 판결은 늦었다.

당시 체포 방해가 발생했을 때 즉각적인 사법처리가 이뤄졌다면 대한민국은 훨씬 빠르게 법질서를 회복했을 것이다.

국민은 국가 공권력이 서로 충돌하는 초유의 장면을 생중계로 지켜봐야 했다.

그 과정에서 법치주의에 대한 신뢰는 크게 흔들렸다.

그러나 정의는 늦을 수는 있어도 사라져서는 안 된다.

이번 판결은 뒤늦게나마 대한민국이 법의 나라임을 다시 확인한 사건이다.

법원이 공직자의 충성 대상은 특정 권력이 아니라 헌법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선언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대한민국 공직사회가 새겨야 할 한 문장

이번 판결이 남긴 가장 큰 교훈은 하나다.

공직자는 사람에게 충성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충성해야 한다.

국민을 대신해 행사하는 권력은 국민을 거스를 수 없다.

국민의 이름으로 발부된 법원의 영장을 막아선 순간, 그들은 국가를 지킨 것이 아니라 권력을 지킨 것이다.

대한민국은 왕정국가가 아니다.

대통령도 법 아래 있고, 경호처도 법 아래 있으며, 군과 경찰 역시 법 아래 존재한다.

헌법은 모든 국가기관 위에 있다.

그리고 그 헌법의 주인은 국민이다.

이번 판결이 공직사회에 마지막으로 남긴 메시지는 결코 어렵지 않다.

국민보다 높은 명령은 없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

#윤석열 #경호처 #박종준 #김성훈경호차장 #김건희 #공수처 #체포방해 #공지사회

https://sisaissue.com/View.aspx?No=4144622

 

[김성민 칼럼] 총은 국민을 향할 수 없다 - 시사의창

대한민국 헌정사에 오래 남을 판결이 나왔다.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과 김성훈 전 경호차장에게 법원이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5년

sisaissue.com

 

LIST
공지사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