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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초가을 어느날 한 장의 사진을 전송 (傳送) 받았다. 사진 속 주인공은 국제대회 4관왕 출신의 심판위원 조동범과 제60회 전국체전 금메달 이용장 심판위원이었다. 이용장 심판위원은 형인 이용선 기술 위원과 함께 형제 복서로 유명한 심판위원이다. 이용장은 현역 시절 곽동성(원광대) 이봉래(한국체대) 김평국(경상대) 임창용 (동아대)등 국가대표 4명을 꺾은 정교한 왼손잡이 복서였다.
이용장 심판은 그날 경기도 동두천에서 벌어진 경기도 전국체전 선발 전에 심판위원으로 위촉받아 그곳 심판 진에 합류한 기념으로 사진을 찍어 필자에게 보낸 것이다. 이사진을 바라보면서 필자는 한편으로는 찹찹한 심정을 감출수 없었다. 왜냐하면 이용장 심판을 비롯한 현천일 신성수 등 60 중반을 넘은 베테랑 서울심판들이 언제부터인지 서울시 심판위원에서 전원 배제(拜除)되어 더 이상 서울에서 개최되는 복싱 경기장에서 절멸된 한국산 호랑이처럼 단 한번도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수년전 어느날 조철제 전(前) 대한 복싱협회 전무께서 서울시 전국체전 선발전 경기가 열리는 서울체고를 방문할 때가 있었다. 그리고 현장에 도착 젊은 심판진을 향해 뭐야 이게 중심축이 될 심판이 한명도 없네. 라고 말씀하셨다. 이런 상황을 곁에서 지켜보는 필자도 비중이 높은 전국체전 선발에서는 소수의 베테랑 심판들도 포진되어 다양한 신구조화(新舊調和)를 이뤘으면 하는 생각을 여러 차례 하였다. 그런 시점에 필자는 근자(近者)에 한국복싱 원로회 사무총장을 맡고 계시는 임형운 총무(76세)와 사석에서 담화를 나눈 적이 있었다. 7. 80년대 대한 복싱협회 심판위원으로 활약한 임형운 총무는 그때 그 시절에 심판위원으로 활약할 때 느낀 소회를 필자에게 밝혔다.
핵심 내용은 이렇다. 경기를 진행하다 보면 본의 아니게 심판들에게 심판 판정 등을 비롯 크고 작은 실책이 발생한다. 그러면 당시 풍부한 경험을 보유한 채용석 박정치 두 베테랑 심판이 현미경처럼 경기를 지켜보다 잘못을 저지른 심판들에게 정확한 지적과 함께 시정을 요구하면서 재발(再發)을 방지에 힘썼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심판 자체적으로 시스템이 형성되어 체계적으로 진행되었다는 사실이다. 임형운 사무총장과 담화를 나누면서 문득 지난날 교과서에 등장하는 사기(事記)를 집필한 중국 한나라 시대 역사학자 사마천이란 인물이 떠올랐다. 사마천은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대화이며 현재를 사는 우리가 과거의 역사 속에서 교훈을 얻어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 역사학자다.
한편 1960년 서울태생의 현천일 심판은 필자의 지도자 원년인 1989년부터 서울심판을 보면서 인연을 맺은 은사(恩師) 같은 선배다. 이유는 단 하나 현천일은 신임 코치인 필자에게 지도자 생활을 할때 큰 영향력을 보여준 심판이었기 때문이다. 현천일은 당곡고 코치를 하면서 김명복 배 최우수복서 권만득 (동국대)과 곽대영(동아대) 두명의 국가대표를 배출한 복싱 지도자 출신의 심판위원이었다.
이런 경력을 보유한 현천일은 그 당시 필자에게 크게 요약하면 크게 2가지 조언(助言)을 필자에게 해주었다. 첫째 심판위원들은 경기중 점수가 팽팽하면서 비슷한 점수가 나올 상황일 때는 예절 바른 지도자에게 승점을 주는 경우도 있다. 그러기에 겸허한 자세로 누구를 막론하고 윗분들을 만나면 고개를 많이 숙여라.
둘째 경기에 졌다고 무조건 항의하지 마라. 냄새(?)가 나는 경기를 정확하게 찾아내 원인을 분석 대처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상대 선수 파악 못지않게 심판진 성향을 잘 분석해야 한다. 그의 말속엔 심오(深奧)한 진리가 박혀있었다. 그때부터 필자는 전국 중앙심판 182명의 명단을 입수 사법 고시생처럼 그분들 한자 성함. 고향. 학력. 생년 월 일등을 숙지하였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평소에 자연스럽게 심판진들과 접촉하였다. 그리고 그분들의 애경사 등에 적극 참석하면서 인간적인 교류를 하였다. 그리하여 무명 트레이너인 필자가 이 바닥에서 11년간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낙오되지 않고 생존할수 있는 원천(原泉)이 되었다. 1989년 용산공고에서 6년을 걸쳐 선수를 지도한 필자는 1998년 서울체고에 지도자로 입성 5년간 지도자 생활을 하였다.
이곳에서 필자는 많은 것을 느꼈다. 용산공고 때는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고 꽹과리까지 치는 악전고투를 했다. 하지만 서울체고에 입성해서는 선수들 훈련에만 집중하였다. 이유는 시스템을 구축한 노련한 (故) 신귀항 감독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건 몰라도 심판진에 미치는 영향력(intangible power)을 신귀항은 겸비하고 있어 경기장에서 심적 부담이 적었다. 지도자가 무능력하면 애꿎은 선수들만 피해를 본다.
다시 말해 팀이 강팀으로 변모하려면 우선 <코칭 스텝> 부터 강해야 한다. 이런 모든 것은 현천일 기술 위원장으로 부터 초창기 시절 교육을 재대로 배우면서 잘 활용했기 때문에 서바이벌 (Survival) 게임에서 생존할수 있었다. 곁에서 지켜본 현천일 대한 복싱협회 기술 위원은 공명정대한 전형적인 포청천이다. 그는 수년전 자신이 서울시 복싱협회 심판위원장 시절 <대한 복싱협회 기술 위원>으로 발탁되자 차기(次期) 서울복싱협회 심판장을 자신의 죽마고우이자 대학 동창인 신성수 심판위원을 배제하고 지방 출신의 이용장 심판위원을 전격 지명하였다. 결국 박성춘 당시 서울시 협회장의 최종결단에 의해 신성수 위원이 서울복싱협회 심판장에 올랐지만 니편 내편 따지는 복싱판에 경종(警鐘)을 울려준 아름다운 미담이었다.
중요한 사실은 심판위원장에 임명되지 않은 이용장 심판위원은 당락(當落)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대범함을 보여주었다는 사실이다. 현재 아마추어 중앙무대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현천일 이용장 신성수 세명의 대한 복싱협회 심판위원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조영섭 기자 6464ko@naver.com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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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sisaissue.com/View.aspx?No=4048356
[조영섭의 스포츠 산책] 의형제처럼 뭉친 대한 복싱협회 현천일 이용장 신성수 심판위원 - 시사
[시사의창=조영섭 기자] 지난해 초가을 어느날 한 장의 사진을 전송 (傳送) 받았다. 사진 속 주인공은 국제대회 4관왕 출신의 심판위원 조동범과 제60회 전국체전 금메달 이용장 심판위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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