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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정권의 언론 탄압과 4·19 직전 민주주의의 균열

1959년 4월 30일, 이승만 정권은 경향신문에 폐간 명령을 내렸다. 당시 정부는 미군정 법령 제88호를 적용해 신문 발행을 강제로 중단시켰다. 한국 현대 언론사에서 이 사건은 권력이 비판 언론을 어떻게 억압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필화 사건으로 기록됐다.
발단은 경향신문의 비판적 논조였다. 경향신문은 자유당 정권의 장기집권 움직임과 부정선거 가능성을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1959년 2월 4일자 칼럼 ‘여적’은 선거가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경우 국민적 저항이 분출될 수 있다는 취지의 글을 실었다. 이 글은 곧바로 정권의 표적이 됐다. 필자 주요한과 사장 한창우는 사법처리 대상이 됐고, 신문사는 끝내 폐간 명령을 받았다.
이 사건의 본질은 단순한 신문사 제재가 아니었다. 1960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자유당 정권은 비판적 여론을 정권 유지의 위험 요소로 판단했다. 언론 보도를 허위와 선동으로 몰아붙이고, 낡은 군정 법령까지 동원해 윤전기를 멈춰 세웠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언론의 질문은 권력의 불편함을 낳지만, 독재 권력은 그 불편함을 견디지 못했다.
경향신문은 법정 투쟁에 나섰다. 폐간 조처에 대한 반발은 언론계와 사회 각계로 확산됐다. 4·19혁명으로 이승만 정권이 무너진 뒤 경향신문은 1960년 4월 27일 복간됐다. 폐간 명령으로부터 1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뒤였다.
4월 30일의 역사적 의미는 오늘에도 선명하다. 권력은 언제나 언론의 질문을 불편해한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그 불편함을 감당하는 제도다. 언론이 침묵하면 시민은 권력의 안쪽을 볼 수 없다. 비판을 탄압하는 권력은 강한 권력이 아니라 두려움에 갇힌 권력이다.
경향신문 폐간 사건은 말한다. 언론 자유는 기자 개인의 특권이 아니라 시민의 알 권리를 지키는 공적 방파제다. 권력이 언론을 길들이려는 순간, 민주주의의 균열은 이미 시작된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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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sisaissue.com/View.aspx?No=4062098
[김성민의 역사추적] 4월 30일, 경향신문 폐간…권력은 왜 비판 언론을 두려워했나 - 시사의창
[시사의창=김성민 기자] 1959년 4월 30일, 이승만 정권은 경향신문에 폐간 명령을 내렸다. 당시 정부는 미군정 법령 제88호를 적용해 신문 발행을 강제로 중단시켰다. 한국 현대 언론사에서 이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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