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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감사에서 국가의 돌봄 책임으로 확장돼야 할 날

5월 8일은 어버이날이다. 그러나 이 날은 처음부터 ‘어버이날’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하지 않았다. 정부는 1956년부터 5월 8일을 ‘어머니날’로 지정해 경로효친 행사를 열었고, 1973년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을 통해 어머니뿐 아니라 아버지와 어른, 노인까지 포괄하는 ‘어버이날’로 확대·제정했다.

이 변화는 단순한 명칭 변경이 아니었다. ‘어머니의 희생’을 기리는 날에서 ‘부모 세대의 삶 전체’를 돌아보는 날로 사회적 의미가 넓어진 전환이었다. 가족 안의 감사가 공동체의 예의로, 공동체의 예의가 국가의 책임으로 확장돼야 한다는 시대적 요청이 그 이름 속에 담겼다.

오늘의 어버이날은 꽃 한 송이와 봉투 하나로만 완성되기 어렵다. 한국 사회는 이미 초고령사회 문턱을 넘어섰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2025년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전체 인구의 20.3%를 차지하며, 2036년에는 30%, 2050년에는 4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오래 사는 사회가 곧 존엄하게 사는 사회를 뜻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같은 통계에서 2023년 66세 이상 은퇴연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은 39.8%로 나타났고, 65세 이상 고령자의 연금 수급률은 90.9%였지만 월평균 수급 금액은 69만 5천 원에 그쳤다. 노년의 시간이 축복이 되려면, 생계와 주거와 의료가 함께 지탱돼야 한다.

어버이날의 본질은 효를 강요하는 데 있지 않다. 효는 아름다운 가치지만, 그 이름이 가난과 고독을 개인과 가족에게만 떠넘기는 도덕의 외피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부모를 공경한다는 말은 노인을 방치하지 않는 사회제도, 가족 돌봄을 고립시키지 않는 복지정책, 나이 듦을 차별하지 않는 노동·주거·의료 체계로 증명돼야 한다.

5월 8일, 가슴에 다는 카네이션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다. 그것은 한 세대가 다른 세대에게 건네는 감사의 표지이자, 국가가 노년의 존엄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사회적 약속이어야 한다. 어버이날의 참된 의미는 “감사합니다”라는 말에서 끝나지 않는다. 그 말이 삶의 안전망과 존엄한 노후로 이어질 때, 비로소 역사는 오늘의 어버이날을 성숙한 공동체의 기념일로 기록할 것이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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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sisaissue.com/View.aspx?No=4070969

 

[김성민의 역사추적] 5월 8일, ‘어머니날’에서 ‘어버이날’로 - 시사의창

[시사의창=김성민 기자] 5월 8일은 어버이날이다. 그러나 이 날은 처음부터 ‘어버이날’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하지 않았다. 정부는 1956년부터 5월 8일을 ‘어머니날’로 지정해 경로효친 행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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