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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패배가 남긴 경고…이재명 정부 성공 위해 당정청은 사심 없는 원팀이 돼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를 두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승리’라는 말을 앞세운 것은 지나치게 가볍다. 민주당이 광역단체장 다수 지역에서 성과를 거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최대 승부처였던 서울시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를 누르고 서울을 지킨 결과를 두고도 마치 모든 민심이 민주당을 향한 것처럼 말한다면, 그것은 정치적 오독이다. 민주당은 16개 광역단체장 선거 가운데 12곳을 확보했지만, 서울시장 탈환에는 실패했다. 산술로는 이겼을지 몰라도 민심의 수학에서는 결코 승리가 아니다.

선거는 숫자의 합계만으로 읽는 것이 아니다. 어디에서 이겼는지, 어디에서 졌는지, 왜 이겼고 왜 졌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기대와 지지가 살아 있는 상황에서도 서울을 가져오지 못했다면 민주당은 먼저 고개를 숙였어야 한다. 특히 서울은 단순한 한 지역이 아니라 전국 민심의 풍향계다. 그런 서울에서 패하고도 지방선거 승리라는 말만 반복한다면, 그것은 산수는 했어도 수학은 못 한 계산법이다.

정청래 대표의 문제는 말의 가벼움에만 있지 않다. 선거 전략의 부재, 여론조사 지표에 대한 안이한 의존, 대형 스피커들의 낙관론에 기대어 민심의 바닥을 제대로 보지 못한 책임이 함께 있다. 더 심각한 것은 공천 과정에서 제기된 불공정 논란이다. 전북과 광주·전남에서 나온 반발을 단순히 “공천을 받지 못한 사람들의 불만” 정도로 치부한다면, 그것은 전체 판을 읽지 못하는 정치 초보의 시각이다. 김관영 전북지사와 김영록 전남지사의 강한 반발은 개인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민심 이반의 경고음으로 봐야 한다.

전북에 그토록 공을 들였다면, 왜 다른 접전 지역과 열세 지역에 대한 지원은 더 치밀하지 못했는가. 호남에서 이미 ‘반청’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정청래 대표가 이를 정면으로 성찰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의 뿌리 여론은 두 쪽 날 위험에 놓일 수 있다. 민주당의 본산으로 불려 온 호남이 상처를 입었다고 말하는데, 당 대표가 승리의 언어만 붙들고 있다면 그 자체가 민심과의 거리다.

정청래 대표는 말로는 당정청 원팀, 원보이스를 외쳤다. 그러나 정작 이번 지방선거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은 원팀보다 자기 정치에 가까웠다는 의심을 자초했다. 대표 연임을 위한 포석이라는 비판, 기준 없는 공천이라는 비판, 강한 메시지만 있고 통합의 리더십은 부족했다는 비판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정치 지도자의 말은 무기가 아니라 그릇이어야 한다. 국민의 마음, 당원의 상처, 정부의 성공 전략을 담아내지 못하는 말은 아무리 크고 날카로워도 결국 공허하다.

동서고금의 역사는 자리에 맞지 않는 리더십이 얼마나 큰 혼란을 부르는지 보여준다. 로마의 네로는 권력을 공적 책임이 아니라 자기 과시의 무대로 삼았고, 조선 선조는 전란의 위기 앞에서 인사와 판단의 불안정성을 드러내 백성에게 고통을 떠넘겼다. 중국 고사에 ‘덕불배위 필유재앙(德不配位,必有灾殃)’이라는 말이 있다. 그 자리에 걸맞은 덕과 능력이 따르지 않으면 결국 재앙이 따른다는 뜻이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도 있지만, 더 정확히는 사람이 자리를 감당해야 자리가 빛난다. 정청래 대표의 한계가 법사위원장까지였다는 냉정한 평가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민주당이 지금 해야 할 일은 자축이 아니라 복기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퇴임 무렵까지도 역대 대통령 가운데 높은 수준의 지지율을 유지했다. 한국갤럽 기준 임기 마지막 분기 긍정평가 평균은 42%였고, 퇴임 직전 조사에서도 45% 안팎의 긍정평가가 보도됐다. 그러나 2022년 대선에서 민주당은 정권을 지키지 못했다. 높은 대통령 지지율이 자동으로 정권 재창출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민주당은 이미 뼈아프게 경험했다.

이재명 정부 앞에는 아직 4년의 시간이 남아 있다. 이 시간은 길지 않다. 경제, 민생, 지방균형발전, 정치개혁, 외교안보까지 풀어야 할 과제가 산처럼 쌓여 있다. 정부가 일하려면 당은 뒷받침해야 하고, 당은 정부 위에 군림하려 해서는 안 된다. 대통령실도 당을 도구로 여겨서는 안 된다. 당·정·대통령실, 이른바 당정청은 사심 없이 원팀이 돼야 한다. 원보이스는 침묵하라는 뜻이 아니라 책임 있게 조율하라는 뜻이다.

민주당의 전당대회는 정청래 개인의 재도전 무대가 아니라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한 노선 선택의 장이어야 한다. 누가 더 큰 소리를 내는가가 아니라 누가 더 넓게 품고, 더 정확히 읽고, 더 낮게 책임지는가를 봐야 한다. 차기 정권 창출까지 염두에 둔다면 민주당은 지금부터 오만을 버리고 민심 앞에 다시 서야 한다.

정청래 대표에게도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과거 마포 지역구를 손혜원 의원에게 양보하고 백의종군했던 모습으로 기억되는 정청래가 있다. 그때의 정청래는 자기 자리보다 대의를 앞세웠다. 진정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바란다면, 지금 필요한 것도 바로 그 모습이다. 가벼운 승리 선언이 아니라 무거운 책임의 침묵, 사욕이 아니라 백의종군, 분열이 아니라 통합이다. 민주당의 승리는 정청래의 말끝에 있지 않다. 민심의 낮은 곳으로 다시 내려갈 때, 그리고 당정청이 진짜 원팀이 될 때 비로소 시작된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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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민 칼럼] 정청래의 ‘승리론’, 민주당이 지금 경계해야 할 가장 큰 적이다 - 시사의창

이번 지방선거를 두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승리’라는 말을 앞세운 것은 지나치게 가볍다. 민주당이 광역단체장 다수 지역에서 성과를 거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최대 승부처였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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