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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출직 청년 최고위원제 무산…정청래계의 손익계산이었다면 참으로 좀스러운 정치

청년에게 권한은 주지 않은 채 ‘청년 정치’만 외치는 위선에서 벗어나야

창미디어그룹 김성민 발행인

더불어민주당이 청년에게 열어주려던 지도부의 문을 스스로 닫았다. 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가 선출직 최고위원 5명 가운데 1명을 청년 몫으로 분리 선출하기로 했지만, 지난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안건은 부결됐다. 2018년 폐지 이후 8년 만에 되살리려던 청년 최고위원제가 불과 며칠 만에 좌초된 것이다.

민주당은 그동안 청년이 당의 미래라고 수도 없이 강조했다. 그러나 정작 청년에게 의사결정 권한이 주어질 수 있는 순간이 오자 기성 정치권은 갑자기 당헌·당규와 절차를 꺼내 들었다. 절차가 문제였다면 규정을 고치면 될 일이다. 선호투표제 도입을 위해 당규까지 개정한 지도부가 청년 최고위원제 앞에서만 제도적 한계를 말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선출직 청년 최고위원은 당대표가 선택하는 지명직과 본질적으로 다르다. 지명직은 당대표의 의중에 따라 임명되지만, 선출직은 당원들의 선택을 통해 독자적인 정치적 정당성을 확보한다. 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기성 정치인의 시혜가 아니라 당원에게 직접 평가받고 선택받을 권리다.

최고위원 5석 가운데 단 1석을 청년에게 보장하는 것은 과도한 특혜가 아니다. 오히려 민주당의 폐쇄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세대적으로 보완하는 최소한의 장치다. 청년 정치인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책과 조직 운영을 경험하고, 민주당은 청년세대의 불안과 분노를 당의 핵심 의제로 끌어올릴 수 있다.

그런데 선출직 청년 최고위원제 도입이 가시화되자 기존 최고위원 후보들의 당선 가능성이 낮아지고 계파별 교통정리가 복잡해졌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청년을 위한 공약을 경쟁적으로 내걸던 중견 정치인들이 정작 자신들의 자리 하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결국 청년은 필요하지만, 내 자리를 내줄 수는 없다는 말인가.

더 심각한 문제는 청년 최고위원에 도전한 정민철 후보가 정청래 전 대표에게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다는 점이다. 당내에서는 정 전 대표 측이 정민철 후보와 김형남 후보를 껄끄럽게 여긴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제기됐다. 정민철 후보 역시 청년 최고위원제가 특정 계파의 정치적 이해 때문에 부결됐다고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물론 현재까지 정 전 대표 측이 정민철 후보의 당선을 저지하기 위해 제도 도입을 무산시켰다고 단정할 직접적인 증거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정치적 의심은 아무런 근거 없이 생기지 않는다. 정 전 대표가 청년 최고위원제의 당헌·당규상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했고, 친정청래계가 안건 부결을 주도했다는 복수의 보도가 나온 이상 명확한 해명이 필요하다.

더구나 정민철 후보가 선출직 청년 최고위원 경선에서 유력하게 거론되던 상황이다. 만약 친청계가 아닌 청년이 지도부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제도 자체를 좌초시킨 것이라면, 이는 민주당의 미래를 희생해 계파의 안전을 지키려 한 어리석은 선택이다.

정치 지도자의 그릇은 자신에게 우호적인 사람을 얼마나 많이 거느리느냐로 결정되지 않는다.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에게도 공정한 경쟁의 기회를 보장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지도자의 포용력과 민주적 역량이 증명된다. 비판적인 청년 한 명조차 품지 못하는 지도부가 어떻게 거대한 집권여당을 통합하겠다는 것인가.

민주당의 2030세대 지지 기반은 결코 견고하지 않다. 청년들은 정치인의 구호보다 실제 권력 배분을 본다. 청년정책위원회나 경청투어, 청년부 신설 같은 약속도 필요하지만, 정작 최고위원회의 한 자리를 내어주지 못한다면 화려한 청년 공약은 공허한 장식에 불과하다.

청년에게 마이크만 건네고 의사결정권은 주지 않는 정치는 참여가 아니라 동원이다. 청년을 선거 때만 찾고 지도부 구성에서는 배제하는 정당은 미래를 말할 자격이 없다.

정청래 전 대표 측의 눈앞의 손익계산 때문에 청년 최고위원제가 무산됐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그것은 영리한 전략이 아니다. 참으로 좀스럽고 바보스러운 정치 계산이다. 최고위원 한 자리를 지키려다 2030세대의 신뢰와 민주당의 미래를 잃는다면 그보다 더 큰 정치적 손실은 없다.

민주당은 선출직 청년 최고위원제를 당헌·당규에 명문화하고 조속히 복원해야 한다. 청년에게 자리를 ‘베푸는’ 것이 아니라 청년이 당의 권력과 책임을 정당하게 나눠 갖도록 해야 한다.

민주당이 경계해야 할 것은 비판적인 청년 최고위원 한 명이 아니다. 청년 없는 민주당, 계파가 미래를 압도하는 민주당,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혁신의 문을 닫는 민주당이다.

청년을 밀어낸 정당에는 미래가 없다. 이것은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민주당의 생존에 관한 경고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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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sisaissue.com/View.aspx?No=4152570

 

[김성민 칼럼] 청년의 자리까지 삼킨 계파정치, 민주당의 미래가 위험하다 - 시사의창

더불어민주당이 청년에게 열어주려던 지도부의 문을 스스로 닫았다. 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가 선출직 최고위원 5명 가운데 1명을 청년 몫으로 분리 선출하기로 했지만, 지난 14일 최고위원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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