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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책임자들에게 ‘공소권 없음’ 처분…시민의 저항이 뒤집은 사법 정의의 역사

1995년 7월 18일, 서울지방검찰청 공안1부장 장윤석 검사가 12·12 군사반란과 5·18민주화운동 유혈 진압을 주도한 전두환·노태우 등 신군부 핵심 인사들에게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신군부의 권력 장악으로 새로운 헌법 질서가 형성됐다는 논리를 제시했다. 이를 압축한 표현이 바로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였다.

권력을 찬탈한 세력이 끝내 국가 운영에 성공했다면 그 과정에서 자행된 군사반란과 내란도 처벌하기 어렵다는 궤변이었다. 헌법을 파괴한 결과가 새로운 헌법 질서로 굳어졌다는 이유로 불법에 면죄부를 부여한 셈이다.

 

총칼로 세운 권력이 헌법 질서가 될 수 있는가

1979년 12월 12일 전두환을 중심으로 한 신군부는 정승화 육군참모총장을 강제로 연행하고 군 지휘권을 장악했다. 이듬해 5월에는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국회를 봉쇄했으며, 민주화를 요구하던 광주시민들을 무력으로 진압했다.

신군부의 집권은 민주적 절차에 따른 정권 이양이 아니라 군사력을 동원한 헌정질서 파괴였다. 그런데도 검찰은 권력 장악에 성공했다는 결과를 앞세워 형사책임을 묻지 않았다.

이는 단순한 법률 판단의 오류가 아니었다. 국가의 수사기관이 권력의 성공 여부를 불법과 합법의 기준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민주공화국의 토대를 흔든 결정이었다.

만약 이 논리가 확정됐다면 쿠데타 세력은 권력 장악에 실패했을 때만 처벌받고, 성공하면 새로운 통치자로 인정받는다는 위험한 결론에 도달한다. 헌법보다 총칼이 우위에 서고 정의보다 권력의 승패가 법적 판단을 좌우하게 되는 것이다.

 

검찰의 면죄부를 거부한 시민들

검찰의 처분이 발표되자 5·18 희생자와 유가족, 시민사회와 종교계, 학계와 법조계가 거세게 반발했다. 전국 곳곳에서 책임자 처벌과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서명운동과 집회가 이어졌다.

시민들은 검찰의 결정을 역사의 최종 판결로 인정하지 않았다. 국가기관이 정의를 외면하자 시민들이 헌법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다시 세우기 시작한 것이다.

여론이 확산되면서 정치권도 움직였다. 1995년 11월 재수사가 시작됐고, 같은 해 12월 국회는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했다. 전두환과 노태우를 비롯한 신군부 핵심 인사들은 결국 내란과 군사반란 혐의로 법정에 섰다.

1996년 1심 재판부는 전두환에게 사형, 노태우에게 징역 22년 6개월을 선고했다. 항소심은 전두환의 형을 무기징역으로, 노태우의 형을 징역 17년으로 감형했고, 1997년 4월 17일 대법원은 이를 확정했다.

대법원 판결은 군사반란과 내란을 통해 정권을 장악했더라도 그 범죄가 정당화될 수 없다는 원칙을 분명히 했다. 이로써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논리는 시민의 저항과 사법적 단죄 앞에서 폐기됐다.

 

민주주의는 권력이 아니라 시민이 지킨다

1995년 7월 18일의 검찰 결정은 대한민국 사법사에 남은 치욕스러운 장면이다. 그러나 그 결정이 뒤집힌 과정은 시민이 민주주의를 어떻게 되찾을 수 있는지를 보여준 역사이기도 하다.

헌법을 파괴한 권력은 집권에 성공했다는 이유로 정당성을 획득할 수 없다. 내란과 군사반란은 그 목적이 달성됐다고 해서 합법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성공한 헌정질서 파괴일수록 더욱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민주주의는 권력자의 선의로 유지되지 않는다. 시민의 감시와 저항, 진실을 기록하는 언론, 권력으로부터 독립한 사법기관이 제 역할을 할 때 비로소 존속한다.

 

오늘의 역사는 묻고 있다.

법은 권력의 성공을 추인하는 도구인가, 아니면 헌법과 시민의 존엄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인가.

그 답은 이미 역사가 증명했다. 성공한 내란도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 그것이 민주공화국이 존재할 수 있는 최소한의 원칙이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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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민의 역사 추적] 1995년 7월 18일, ‘성공한 내란’에 면죄부를 준 검찰 - 시사의창

[시사의창=김성민 기자] 1995년 7월 18일, 서울지방검찰청 공안1부장 장윤석 검사가 12·12 군사반란과 5·18민주화운동 유혈 진압을 주도한 전두환·노태우 등 신군부 핵심 인사들에게 ‘공소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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