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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유 작·연출 ‘콜라병 뚜껑 여는 시도하기’, 5월 말 공연… 구조자의 트라우마를 사회의 질문으로 확장





보광극장이 소방관의 내면을 전면에 세운 창작극으로 관객과 만난다. 최지유 작·연출의 연극 <콜라병 뚜껑 여는 시도하기>가 2026년 5월 28일부터 31일까지 보광극장에서 공연된다. 이 작품은 영웅의 서사로 소비되기 쉬운 소방관의 삶을 다른 각도에서 비춘다. 화려한 구조의 순간이 아니라, 참혹한 현장을 통과한 뒤에도 오래 남는 심리적 흔적에 시선을 고정한다. 제공된 공연 자료에 따르면 이번 무대는 보광극장 창작지속사업 ‘제법괜春’ 선정작으로 마련됐다. 보광극장은 실제로 2026년 창작지속사업 ‘제법괜春’을 공고한 바 있다.
이번 작품이 주목하는 핵심은 ‘구조받지 못한 구조자’라는 역설이다. 소방관은 타인의 생명을 구하는 직업이지만, 동시에 반복되는 재난과 죽음, 상실의 장면을 몸으로 감당해야 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작품은 이 모순을 단순한 감동 서사로 덮지 않는다. 오히려 구조 현장 이후에도 이어지는 죄책감과 균열, 그리고 사회가 외면해 온 정신적 후유증을 무대 언어로 끌어낸다. 관객에게 “그들의 고통은 과연 누구의 몫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방식이다.
작품의 출발점도 분명하다. 이 연극은 성균관대학교 일반대학원 수업에서 시작된 작업으로 소개됐으며, 학교 공연 관련 공개 게시물에서도 같은 제목의 작품과 최지유 연출명이 확인된다. 즉, 학내 창작 실험으로 출발한 문제의식이 독립된 공연으로 확장된 셈이다.
형식 역시 눈길을 끈다. 이 작품은 하나의 선형적 사건을 따라가기보다 파편적으로 이어지는 장면들을 통해 소방관이 체감하는 현실의 균열을 드러낸다. 실제 소방관 인터뷰를 바탕에 두고, 배우의 움직임과 장비·의상 같은 오브제를 복합적으로 활용해 현장성과 상징성을 동시에 구축한다. 특히 옷은 단순한 소품에 머물지 않는다. 트라우마의 흔적이 되다가, 순간에는 공간을 형성하는 구조물로 변주되며 무대의 감각을 바꾼다. 이는 소방관의 노동 환경이 물리적 위험과 정신적 상처를 동시에 품고 있음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장치다.
시놉시스 또한 독특하다. 소방 장비들이 다음 교대를 준비하며 점검을 시작하는 순간, 관물대에서 쉬게 된 장갑의 이야기를 마주하고, 그 이야기의 끝이 또 다른 이야기로 이어지는 구조다. 결국 이 서사는 한 명의 소방관, 하나의 장비에 머물지 않는다. 연결되고 중첩되는 기억 속에서, 재난 현장의 고통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 전체가 마주해야 할 사회적 의제로 확장된다.
무대에는 임해윤, 이윤제, 최미소가 오른다. 세 배우는 인물에 머물지 않고 소방 장비이자 현장을 함께 겪는 존재로 기능하며, 작품이 겨냥한 집단적 감각을 구현할 예정이다. 제작진으로는 조명디자인 최원호, 홍보디자인 유슬기, 오퍼레이터 노시우·양선형이 참여한다. 공연은 목·금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3시와 6시, 일요일 오후 3시에 진행되며, 전석 3만원으로 책정됐다. 배포 자료상 예매는 놀티켓에서 5월 중 열릴 예정이다.
이 작품의 미덕은 소방관을 영웅으로만 호명하지 않는 데 있다. 영웅이라는 말 뒤에 가려진 피로와 공포, 지워지지 않는 장면들을 끝내 외면하지 않겠다는 태도에서 출발한다. 연극 <콜라병 뚜껑 여는 시도하기>는 결국 소방관에 관한 이야기이면서, 타인의 고통을 공공의 책임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지 되묻는 사회적 발언에 가깝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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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sisaissue.com/View.aspx?No=4028844
불길 뒤에 남은 사람들…보광극장, 소방관의 상처를 무대로 끌어올린다 - 시사의창
[시사의창=김성민 기자] 보광극장이 소방관의 내면을 전면에 세운 창작극으로 관객과 만난다. 최지유 작·연출의 연극 가 2026년 5월 28일부터 31일까지 보광극장에서 공연된다. 이 작품은 영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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