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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 시민혁명이 끝낸 장기집권, 김포공항에서 막 내린 제1공화국의 권력

1960년 5월 29일 오전 8시 45분, 이승만 전 대통령과 프란체스카 여사는 김포공항을 통해 하와이로 떠났다. 공항에는 허정 수석국무위원과 이수영 외무차관 등이 전송을 나왔다. 기자가 남길 말을 묻자 이승만은 “그대로 떠나게 해주오”라는 취지의 말을 남겼다.
그날의 출국은 한 노정객의 단순한 해외행이 아니었다.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으로 출발한 인물이 시민혁명의 압력 속에서 권좌를 내려놓고, 끝내 조국을 떠나는 정치적 퇴장의 순간이었다. 김포공항 활주로 위에 선 비행기는 제1공화국 권력의 마지막 장면을 싣고 있었다.
이승만 권력의 붕괴는 하루아침에 오지 않았다. 이승만은 1951년 자유당을 조직하고, 1952년 부산 정치파동과 발췌개헌을 거쳐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관철한 뒤 재선에 성공했다. 전쟁과 반공, 건국의 공로가 권력의 명분으로 작동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명분은 장기집권과 권위주의의 장막으로 변질됐다.
결정적 균열은 1960년 3·15부정선거와 4·19혁명에서 터졌다. 학생과 시민은 거리로 나섰고, 정권은 더 이상 국민의 동의를 주장할 수 없었다. 4월 28일 이승만이 경무대를 떠나 이화장으로 옮겼고, 이후 자유당 핵심 인사들에 대한 체포가 이어졌다. 가장 큰 정치적 책임의 정점에 있던 이승만은 결국 5월 29일 허정 과도정부 수반의 전송을 받으며 김포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향했다.
이 장면이 오늘 다시 소환되는 이유는 분명하다. 권력은 선거라는 형식만으로 정당성을 얻지 못한다. 민심을 왜곡한 선거, 시민의 분노를 억누른 통치, 사익과 장기집권을 위해 제도를 뒤틀어 온 정치가 어떤 종말을 맞는지 1960년 5월 29일의 김포공항은 냉정하게 증언한다.
이승만은 독립운동가이자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이라는 역사적 위상을 지녔다. 그러나 그 공로가 장기집권의 과오를 덮어주지는 못한다. 민주주의는 공적 업적을 기억하되, 권력 남용에 대한 책임까지 함께 기록해야 비로소 성숙해진다. 역사는 찬양과 단죄 중 하나만을 택하는 단순한 법정이 아니다. 공과 과를 함께 세워놓고, 그 안에서 다음 세대가 경계해야 할 정치의 윤곽을 드러내는 공적 기억의 장이다.
하와이행 비행기에 오른 이승만의 뒷모습은 한국 현대정치에 오래 남은 질문을 던진다. 권력은 누구의 것인가. 선거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대통령의 자리는 개인의 영광인가, 국민으로부터 잠시 위임받은 공적 책무인가. 4·19 시민혁명은 그 답을 거리의 피와 함성으로 써 내려갔다.
1960년 5월 29일, 이승만은 하와이로 떠났다. 그러나 그날 한국 민주주의는 한 가지 교훈을 남겼다. 국민 위에 군림하는 권력은 오래 버티는 듯 보여도 결국 국민의 심판 앞에서 무너진다. 역사의 활주로에서 떠난 것은 한 사람의 비행기였지만, 함께 막을 내린 것은 민심을 잃은 권력의 시대였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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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sisaissue.com/View.aspx?No=4095537
[김성민의 역사추적] 1960년 5월 29일, 이승만은 왜 하와이로 떠났나 - 시사의창
[시사의창=김성민 기자] 1960년 5월 29일 오전 8시 45분, 이승만 전 대통령과 프란체스카 여사는 김포공항을 통해 하와이로 떠났다. 공항에는 허정 수석국무위원과 이수영 외무차관 등이 전송을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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