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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박근혜 등판과 ‘윤 어게인’을 끊어내지 못한 국민의힘의 퇴행

6·3 지방선거 막판, 국민의힘 선거판에 범죄를 저질렀던 두 전직 대통령이 다시 등장했다. 이명박은 부산에서 박형준 후보 지원에 나섰고, 박근혜는 대구에서 추경호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두 사람은 염치도 없이 보수층 결집을 시도하며 국민의힘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다.
그러나 묻지 않을 수 없다. 대한민국 헌정사에 씻기 어려운 상처를 남긴 두 사람이 과연 선거 유세장에 서는 것이 온당한 일인가. 사면장을 받았다고 해서 역사적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법률상 형 집행의 굴레를 벗었다고 해서 국민 앞에 져야 할 도덕적 채무까지 탕감되는 것도 아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다스 실소유주 논란과 뇌물·횡령 혐의 끝에 대법원에서 징역 17년, 벌금 130억 원, 추징금 57억8천여만 원을 확정받았다. 대법원은 이 전 대통령 측과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며 원심을 확정했다. 이 판결은 단순한 개인 비리가 아니라, 국가 최고권력이 사적 이익과 뒤얽혔을 때 공적 신뢰가 얼마나 무참히 훼손되는지를 보여준 사건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역시 국정농단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 등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20년, 벌금 180억 원, 추징금 35억 원을 확정받았다. 여기에 새누리당 공천 개입 혐의로 확정된 징역 2년까지 더해 총 형량은 징역 22년이었다.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파면이라는 불명예도 그의 정치적 책임에서 결코 분리될 수 없다.
두 사람은 이후 특별사면을 받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21년 12월 31일자로 단행된 2022년 신년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됐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22년 12월 28일자로 단행된 2023년 신년 특별사면·복권 대상이 됐다. 하지만 사면은 화해를 위한 국가적 절차일 수는 있어도, 범죄의 기록을 지우는 역사 세탁 장치는 아니다. 사면은 용서의 기회이지, 다시 국민 위에 서라는 허가장이 아니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은 두 전직 대통령을 선거판의 자산처럼 활용하고 있다. 과거의 책임을 성찰하는 대신, 그들의 잔존 영향력을 표로 환산하려는 계산이 앞선 것이다. 이것은 보수 결집이 아니라 헌정 질서에 대한 기억상실이다. 법치의 이름으로 심판받았던 권력을 다시 정치적 상징으로 불러내는 것은 민주주의의 후퇴이며, 국민 상식에 대한 모욕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태도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이른바 ‘윤 어게인’ 노선과의 단절 요구가 반복됐지만 장 대표는 명확한 결별의 언어를 내놓지 못했다. 장 대표는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해야 한다는 당내 요구를 거부하고, ‘윤어게인’으로 표현되는 강성 지지층을 향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후 ‘절윤’ 결의문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히긴 했지만, 인적 쇄신과 극우 인사 정리 같은 후속 조치에는 구체적 답을 피하고 있다.
정치는 책임의 언어로 말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국민의힘은 책임보다 동원, 반성보다 결집, 미래보다 회귀를 택하고 있다. 이명박·박근혜의 등판은 과거 보수 권력의 실패를 성찰하기는커녕 다시 선거의 간판으로 소비하는 장면이다. 여기에 ‘윤 어게인’을 단호히 끊어내지 못하는 장동혁 체제가 겹치면서 국민의힘은 스스로 퇴행의 증거를 쌓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국회에 군을 보내 국회 활동을 저지·마비시키려 한 목적과 폭동을 인정했다. 상급심 절차가 남아 있더라도, 이 사건이 한국 민주주의에 던진 충격과 상처는 이미 막대하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해야 할 일은 ‘윤 어게인’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헌정 파괴와 명확히 결별하는 일이다.
대한민국은 이미 너무 많은 비용을 치렀다. 대통령의 부패, 대통령의 국정농단, 대통령의 탄핵,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까지 겪었다. 국민은 더 이상 권력자의 향수를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책임지는 정치, 헌법 앞에 겸손한 정치,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 정치다.
이명박과 박근혜의 유세 등판은 국민에게 묻는다. “우리는 정말 과거에서 배웠는가.” 장동혁 대표에게도 묻는다. “국민의힘은 민주공화국의 정당인가, 아니면 실패한 권력들의 부활 무대인가.”
사면은 면죄부가 아니다. 유세장은 속죄의 무대가 아니다. 국민의힘이 끝내 이 단순한 상식을 외면한다면, 이번 지방선거는 단순한 지역 권력의 선택을 넘어 헌정 윤리와 민주주의 기억을 지키는 심판대가 될 것이다.
김성민 기자 ksm950080@gmail.com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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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사면은 면죄부가 아니다, 유세장은 속죄의 무대가 아니다 - 시사의창
6·3 지방선거 막판, 국민의힘 선거판에 범죄를 저질렀던 두 전직 대통령이 다시 등장했다. 이명박은 부산에서 박형준 후보 지원에 나섰고, 박근혜는 대구에서 추경호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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